언론속의 국민
[조선일보] "Why" 햄릿·돈키호테 아는 당신, 세요각시·방씨부인은 아시나요/조희웅(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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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고전소설 인물 사전' 펴낸 조희웅 국민대 국문과 명예교수 "돈키호테, 햄릿 등 서양 고전소설에 등장하는 인물은 잘 알고 있지만 '규중칠우쟁론기'의 세요각시, '배비장전'의 정무장, '해서기문'의 방씨부인을 아는 사람은 드뭅니다." 우리 고전소설은 한국인의 고유한 정서와 세계관을 엿볼 수 있는 소중한 문화유산이지만 '홍길동전' '춘향전' '흥부전' '심청전' 등 교과서에 소개된 몇몇 작품을 제외하면 어떤 유형의 인물들이 어떤 이야기를 펼쳐가는지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앞으로는 우리 고전소설에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국민대 국문과 조희웅(69) 명예교수는 최근 한국 고전소설 속 등장인물을 총 정리한 '한국 고전소설 등장인물 사전(지식을 만드는 지식)'을 내놓았다. 사전에는 고전소설 882편, 등장인물 2만1844명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수록돼 있다. 200자 원고지 2만9300매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의 사전은 조 교수가 1996년 처음 작업을 시작한 이후 16년 만에 완성됐다. 13일 광화문에서 조희웅 교수를 만났다.
"인물의 일대기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고전소설의 특성상 인물 유형과 줄거리를 이해하는 데 인물사전은 필수적이다. 유럽은 물론 일본과 중국도 자국 고전소설의 인물사전을 가지고 있다. 한국학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었다." ―편찬작업에 16년 걸렸다. "1996년 국민대 학생들과 사전편찬을 위한 등장인물 기초 조사를 시작했다. 연구자 개인이 편찬작업을 이끌어 가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대하소설의 원류인 '완월회맹연'은 180여권에 달해 읽는 데만도 수개월이 걸린다. 그러던 중 2007년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내 연구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전문 연구원 10명과 함께 편찬작업에 속도를 냈다. 2008년 정년퇴임을 하며 편찬작업에만 매진할 수 있게 됐다. 연구팀과 함께 작품과 관련된 문헌자료를 빠짐없이 찾았다. 우리 고전은 기본적인 내용은 같으면서도 부분적으로 차이가 있는 이본(異本)이 많다. 각 이본마다 다르게 표현된 인물의 명칭을 표준화하는 작업도 복잡한 일이었다. 편찬작업을 마치고 교열을 하는 데만 9개월이 걸렸다." ―모든 고전소설이 다 포함됐나. "'삼국지' '홍루몽' 등 외국 번역·번안본은 편찬작업에서 뺐다. 하지만 제갈량의 부인 이야기를 창조적으로 재편한 '황부인전'처럼 연구가치가 있는 소설은 포함시켰다. 한국소설이 언제부터 시작되는지에 대해서는 학설이 갈린다. '온달전' 등 삼국시대의 설화적인 작품 10여편, 의인화된 사물이 이야기를 끌어가는 고려 가전문학(假傳文學) 10여편도 별도표기를 해 사전에 포함시켰다. 문헌 속에는 존재하나 사라진 작품, 개인소장자가 끝내 열람을 허락하지 않은 작품은 아쉽지만 포기해야 했다." ―사전이 어떤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나. "일차적으로 한국학자들이 고전소설 등장인물을 편리하게 찾아보고 연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인물사전을 통해 구축된 데이터베이스는 국문학뿐 아니라 인접 학문의 연구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최근 '해를 품은 달' '뿌리깊은 나무' 등 '퓨전사극'이 인기를 누렸다. 우리 고전 속의 다양한 스토리콘텐츠가 작가들의 창작활동에 영감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평범한 독자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고전소설을 현대적 언어로 풀이하는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독자들이 흥미를 가지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난해한 고전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안내서가 될 것이다." 원문보기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2/11/16/2012111601262.htm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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