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조선일보] 유지수 국민대 총장 "한 우물만 파는 전공 이젠 한계… 모든 학과에서 융합교육 진행"

全 학생, 전공 80%+융합과목 20% 수강… 특성화 분야 개발, 단일 지식으론 힘들어
산학 연계 인재양성·취업 로드맵 등… 재학생에 단계별·맞춤형 진로 교육

서울 성북구 정릉동 국민대학교 캠퍼스에 들어서면 북한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캠퍼스 어디서 바라봐도 울긋불긋 늦가을 단풍 옷을 입은 북한산 풍경이 그림처럼 아름답다. 서울 안에 이런 장소가 있었을까. 마치 공기 좋은 휴양지에 들어온 느낌이다. 이런 공간에서 공부하고 연구하는 학생들은 남들보다 더 큰 꿈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 초 국민대 총장으로 취임한 유지수 총장은 이곳에서 국민대의 비상(飛上)을 꿈꾸고 있다. 디자인과 융합에 강한 대학, 산학협력에서 가장 앞선 모델을 보여주는 대학, 재학생들에게 맞춤형 취업 프로그램을 도입한 국민대의 현재와 미래 비전에 대해 유 총장으로부터 이야기를 들었다.

―국민대는 학문 간 융합을 기초로 한 교육을 강조한다. 현재 역점을 두는 분야는?

"우리 국민대학교에 들어오는 학생은 누구든지 해당 학과 관련 강의 80%를 듣고, 나머지 20%는 융합과목을 듣도록 했다. 어느 학과는 융합교육을 하고, 어느 학과는 안 하고 하는 게 아니다. 모든 학과에서 융합교육이 이루어진다. 그중 디자인과 자동차, 발효융합 분야에서 특히 융합교육을 강조한다. 예컨대 자동차공학은 기계공학뿐 아니라 소재 기술, 전자·IT가 융합되어야 한다. 디자인도 그렇다. 디자인에 기술적인 지식이 더해져야 디자인의 가치를 빛낼 수 있는 시대이므로 관련 공학 등을 함께 배운다. 자기 전공 이외에 주변의 관련 학문을 함께 교육하는 것이 국민대 교육의 특징이다."

―융합교육이 더 중요해지는 이유는?

"앞으로 특성화 분야를 개발하는 데는 단일 지식으로는 한계가 있다.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단일지식에서는 강했지만 융합지식은 상대적으로 해외 학계에 비해 약한 편이었다. 예컨대 '스마트 홈'이나 '스마트 카' 개발이 있다고 보자. 이 분야에는 다양한 지식이 융합되어야 가능하다. '스마트 홈' 연구에서는 집안의 조명은 어떻게 배치해야 사람들이 편안한 느낌을 받을지, '스마트 카' 연구에서는 차 문 색깔이 어떠하면 이용자가 더 편리함을 느낄 수 있을지 연구해야 한다. 모두 융합학문이며, 단순히 건축과 자동차 공학 지식만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국민대는 다양한 취업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 내용과 특징은 무엇인가.

"취업 프로그램이라기보다 자기계발 프로그램으로 보면 된다. 1학년 때부터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우선 1단계는 신입생 때 '나는 누구이며 어떤 사람이 될지' 자아발견을 하는 과정이다. 2단계는 학생이 자신의 희망 직업과 직장을 선정하고, 자기소개서와 이력서를 준비하는 과정이다. 3단계는 취업 후 어떤 발전 과정을 거쳐나갈지 비전을 품고 이에 필요한 능력을 키우는 단계다."

―상당히 체계적인 프로그램이다. 모든 국민대 학생들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나?

"내년 3월 입학하는 1학년 신입생부터 교양과목 등을 통해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각 분야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특강도 하고, 취업 멘토 교수 47명도 구성했다. 또 단과대별로 '잡페어'를 열어 해당 분야 선배가 모교에 와서 후배들과 대담하는 시간도 갖는다."

―국민대는 '디자인' 분야 등에서 강한 대학으로 알려져 있다.

"전통적으로 우리 대학 디자인 전공 졸업생은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자동차 등에 취업을 많이 했다. 최근 취업분야가 점점 확대되고 있다. 얼마 전에는 공작기계를 만드는 회사의 프로젝트를 따냈다. 예전에는 기계에서 기능성만 강조했지만, 이제는 공작기계에도 디자인을 중시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작업자가 편하게 느끼는 기계의 색깔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디자인 전공자가 컨설팅해 줄 수 있다."

―디자인을 산학과 연계한 프로그램은 무엇이 있나?

"디자인을 선두로 한 산학연계 프로그램은 크게 두 가지다. 기업과 공동연구개발을 하고, 기업이 원하는 인력양성을 위해 주문형 학과나 계약학과 등을 신설하는 것이다. 현재 디자인분야에서 기업과의 공동연구 개발은 조형대학 교수들이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박종서 교수(공업디자인학과)는 현대자동차 그룹 디자인 분야 총괄 부사장으로 재직했던 경력을 살려 현대 자동차와 다양한 디자이너 창의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통해 연구과제와 기업형 인재양성 프로그램을 동시에 수행 중이다. 반영환 교수(시각디자인학과)는 삼성전자와 자동차 디자인 관련 연구를 꾸준히 해오고 있다. 김개천 교수(실내디자인학과)는 베트남 기업 및 정부 산하기관의 연구 프로젝트를 맡아 인테리어 특화상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최경란 교수(실내디자인학과)는 일본 굴지 기업인 LIXIL의 디자인 분야 컨설팅을 맡고 있다."

―그 밖의 분야에서도 다양하게 산학 연구가 진행 중인데.

"전자공학부 박준석 교수, 자동차공학과 최웅철 교수 등은 지난 2010년 국토해양부 교통체계효율화 사업에 선정됐다. 이들은 자동차부품연구원 등과의 산학연 협력 및 학제 간 연구를 통해 탄소배출량 저감, 전기자동차 이용 편의성 증진을 위한 전기자동차 교통융합 인프라 기반구축을 선도하고 있다."

―대학마다 국제화에 매진하고 있다. 국민대가 추구하는 국제화 모델은 어떤 것인가?

"우리가 추구하는 국제화는 베풀고 나누는 국제화다. 학생들이 저개발국가로 가서 봉사하고 교육 기부하라고 격려하고 있다. 이제 대한민국에서 그 정도의 역량이 됐고, 대한민국 대학들이 국제사회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

―구체적인 국제화 프로그램은?

"우리 대학은 현재 43개국 249개의 해외 대학과 자매결연 및 학술교류협정을 체결하고 있다. 교환학생, 복수학위, 방문학생, 학점인정 프로그램 등 다양한 국제교류프로그램을 통해서 1800여명의 외국인 유학생이 본교에서 수학하고 있으며, 매년 350여명의 우리 학생들이 해외 대학에 파견되어 수학하고 있다. 그밖에 외국인 유학생과 우리 학생이 자연스럽게 친구가 되는 '글로벌버디'나 단기 해외 파견을 통해 국민대학을 세계에 알리는 '성곡 글로벌 앰배서더'가 있다. 이 같은 국제교류프로그램을 통해 국민대 학생들은 다른 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폭넓게 체험하고 있다."

―올해 3월 총장으로 취임하셨다. 학교의 발전 비전은 무엇인가.

"대학은 학생들이 자신의 꿈이 뭔지 알게 하는 곳이며 그 꿈을 실현하게 도와주는 곳이다. 대한민국 젊은이들이 도전정신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는데, 국민대는 학생들에게 도전정신을 키워주고 역량을 키워주는 학교가 되고자 한다. 4년간 학교에 다닌 후 학생들이 구체적인 성과를 찾아가는 학교가 되도록 하겠다. 내년부터 전교생에게 4년간 배우고 익힌 내용을 포트폴리오로 만들게 하려고 한다. 자신들이 토론하고 발표하고 실습한 것을 동영상 파워포인트로 만들고, 그 과정을 통해 자신의 꿈을 구체화하도록 학교가 열심히 돕겠다."

-수험생들에게 '국민대에 입학하면 이런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말씀하신다면.

"국민대에는 신입생 때부터 체계적으로 자신의 저력을 키워 졸업 후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진로취업 로드맵이 있다. 특히 1학년 전체학생을 대상으로 '인생설계와 진로'라는 필수과목을 실시할 예정이다. 국민대에 입학한 모든 학생은 이 로드맵에 따라 자신의 진로를 설정하는 단계부터 기초 역량을 다지고, 업무 경험을 쌓고 최종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곳에서 일할 기회를 얻는 과정까지 단계별·맞춤형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전 학년을 대상으로 일주일에 두 번씩 이메일을 통해 발송되는 '상시진로시스템'을 통해서는 현재 자신의 상태를 점검할 수 있다. 또 소속 학과나 전공의 취업 멘토링 시스템을 통해 취업이나 진로뿐 아니라 대학생활을 하면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점과 고민거리를 멘토 교수와 함께 고민하면서 해결책을 찾아갈 수 있다. 우리 대학에 입학해 받을 수 있는 단계별 진로취업 교육은 제대로 된 진로 설정과 졸업 후 자신이 원하는 곳에서 꿈을 이루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국민대학이 원하는 인재상은 무엇인가. 졸업생들이 우리 사회에 어떤 역할을 수행할 것을 기대하나.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국가와 사회를 이야기하면 진부하다고 느낀다. 하지만 나는 국민대 학생들이 국가와 사회에 대해 생각했으면 한다. 국민대 출신들이 기부천사가 됐으면 좋겠다. 자신의 꿈을 실현해 자기 과실만 챙긴다면 대학을 나온 의미가 없다. 자기가 성취한 만큼 이를 사회에 환원하는 젊은이를 키우고 싶다. 그래야 우리 사회의 많은 갈등이 해소된다. 남을 위해 베풀고 봉사하는 국민대 출신을 키워낼 것이다."

원문보기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2/11/28/2012112801723.html

출처 : 조선일보 기사보도 2012.11.28 15:29

<조선일보 특집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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