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에세이―김대환] 음악이 주는 휴식 / (음악학부) 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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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성남아트센터의 마티네 콘서트에서 성남 시립교향악단과 협연을 하였다. 불어로 ‘아침나절’을 뜻하는 마티네 콘서트는 성남아트센터에서 기획하는 모닝 콘서트로 주로 밤에 시간을 내기 힘든 주부들을 위한 음악회다. 그 열기에 대해서는 예전부터 익히 들어왔지만 공연 한달 전에 좌석이 매진된 것을 알고 매우 놀랐다. 매회 콘서트 홀이 만원 사례라니…. 그것은 높아진 주부들의 문화 욕구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지만 그동안 그들이 얼마나 문화를 즐기기를 갈망했는가의 반증처럼 보이기도 했다. 사실 연주자들에게 오전 11시 콘서트는 쉬운 일은 아니다. 무대 리허설이 9시이니 지휘자를 비롯한 모든 단원들, 협연자들이 아침 일찍부터 연주 복장을 갖춰 가기 위해 일찍부터 서둘러도 시간적 여유가 별로 없다. 연주자들로서는 일반적인 저녁 연주처럼 마음의 여유를 갖기가 힘들긴 하지만 연주회에 오느라 바쁘기는 마찬가지였을 주부들을 생각하면서 모두가 기쁜 마음으로 연주하게 되는 것 같다. 표가 매진되긴 했지만 지난 주 콘서트에는 비가 아침부터 많이 쏟아져서인지 간혹 빈 자리가 보이기도 하였다. 해설을 맡으신 박종호 선생님은 비를 뚫고 온 청중에게 말씀하셨다. 아마도 음악에 빠져 듣다보면 바깥의 궂은 날씨를 다 잊게 될 거라고. ‘음악을 듣다 보면’ 문득 최근 들어 정작 음악을 업으로 삼고 있으면서도 음악을 편안히 감상하는 일은 많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음반을 들을 때도 주로 연주나 가르침에 필요한 곡을 분석하며 듣거나 연주회를 가서도 습관처럼 연주력에 점수를 매기는 일에 익숙해진 것 같다. 내가 그토록 좋아하는 음악을 즐기는 일을 잊고 있었다니…. 지금은 고인이 되신 음악 평론가 한상우 선생님께서 당신은 계절에 어울리는 음악을 골라 운전하면서 듣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 하셨다. 음악을 듣다 보면 창 밖의 교통체증도 다 음악과 어울리는 자연 풍경으로 바뀌어 보여 짜증낼 일도 없다고 말이다. 나도 이제 로비에서 커피를 마시며 행복한 웃음을 짓던 그들처럼 모든 것을 잊고 음악감상에 편안히 빠져들리라. 김대환(국민대 교수,바이올리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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