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아시아경제-충무로포럼] 고객센터는 혁신의 '원천'/이은형(경영학전공) 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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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을 전공하게 되면 아무래도 '좀 더 까다로운 소비자'가 될 수밖에 없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비할 때 일반적인 소비자와 달리 무심하게 넘어갈 일도 까다롭게 비판을 하거나, 아예 개선할 점을 메모해 상대에게 전달하기도 한다. 저녁 식사를 하고 나오면서 매니저를 따로 불러 음식에 대한 피드백이나 서비스에 대한 개선점을 얘기하는 일도 종종 있다. 물론 피드백을 전달할 때 상대방의 태도와 대응방법을 통해 그 식당, 또는 그 기업의 '건강상태'를 체크하기도 한다. '이런 정도를 가지고 뭘 그리 까다롭게 구느냐'는 듯한 태도를 보이면 내 마음속에서 그 업체는 그냥 '아웃'이다. 다시는 그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지 않는다. 만약 상대가 진심으로 사과하고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면 까다롭게 비판하던 내 마음은 간 곳 없고 그 업체에 대한 애정, 기대, 희망 등의 마음이 샘솟는다. 고객의 피드백에 대한 기업의 태도를 측정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고객센터에 전화하는 것이다. 고객센터를 통해 인상적인 경험을 한 것은 인터넷 강의업체인 메가스터디 계열사 엠베스트였다. 아들의 과학시험범위가 1, 2과 그리고 10과였는데 엠베스트 인터넷 강의 중간고사 범위는 1과부터 4과까지였다. 휴일에 전화를 했는데 즉각 받는 것도 기분 좋았지만 시험 범위 얘기를 듣더니 즉석에서 책임자와 간단한 대화를 통해 해결해주는 것은 더욱 좋았다. 2학기 기말고사 패키지를 그냥 열어주겠다는 것이었다. 2년 전 일이다. 이후 이 기업에 대해 신뢰와 애정, 기대를 갖게 된 것은 말할 나위가 없다. 고객센터를 통해 실망한 사례는 너무 많아서 여기서 일일이 다 열거할 수도 없다. 그 중 대표적인 것 한 가지 소개할까 한다. 지난 여름에 휴대폰을 분실하는 사고가 있었다. 휴대폰 분실로 겪게되는 그 무수한 불편함은 경험해본 분들은 다 알 것이다. KT의 통신서비스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분실신고를 했더니 보험가입이 돼있어서 보험처리를 할 수 있다고 안내를 해주었다. 악전고투는 여기에서 시작됐다. 보험센터는 준비해야 할 서류에 대한 안내 부실, 보낸 서류에 대한 처리 부실, 늑장처리에 대한 책임 떠넘기기, 안내원마다 말 바꾸기 등의 부실서비스 종합선물세트를 내게 보여주었다. 당초 3일 걸린다고 했던 보험 처리가 3주 넘어서 겨우 이루어졌고, 휴대폰을 받는 데 또다시 일주일 넘게 기다려야 했다. 나는 안내원과 통화할 때마다 "내가 말하는 내용을 잘 정리해서 매니저에게 전달하라"고 부탁하면서 피드백을 전했다. 그런데 통화하면서 '과연 내가 전하는 피드백이 잘 전달이 될까?' '전달이 된다 한들 이런 피드백을 소중하게 여기고 개선하려고 노력이나 할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고객센터 안내원들의 목소리에서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죄송합니다 고객님"을 반복했지만 전혀 죄송한 마음이 없다고 느껴지는 것은 내가 예민했기 때문일까? 원문보기 : http://www.asiae.co.kr/news/view.htm?idxno=20101116110303420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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