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매일경제] `슈퍼스타K`의 유혹/남유선(사법학전공) 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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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마무리하며 각종 매체는 2010년의 10대 뉴스, 기업, 정치인, 가수 등 분야별 순위를 정한다. 이 중 지난 8일 삼성그룹이 단행한 최고경영자(CEO)급을 포함한 사상 최대의 임원 인사가 올해의 10대 뉴스인 것은 그 파급력을 고려하면 당연하다. 여론조사기관 한국 갤럽은 올해 최고의 인기 신인으로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2` 우승자가 1위에 올랐다고 했다. 이 두 가지 뉴스를 접하면서 우리 사회를 보는 시각 전환의 계기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우선 삼성그룹 인사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주요 사장단 55명 가운데 40%가량이 소위 SKY(서울대ㆍ고려대ㆍ연세대) 출신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삼성의 `별 중의 별`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냉정한 `성과`였다는 것이다. 인사관리가 철저하기로 유명한 `관리의 삼성`이 보여준 결과다. 우리나라를 흔히 학벌사회라고 한다. 그동안 학벌 중시 풍조는 전통적으로 인간관계가 중요한 한국 사회에서 기왕이면 동문을 끌어주는 것이 관행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이 바뀌고 있다. 구직자의 역량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취업 시점에서 출신 대학이 주요 선발 기준인 것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입사 이후에는 업무처리 능력과 성과를 보면 되므로 출신 대학은 더 이상 비중 있는 인사 기준이 아니다. 오히려 협동심, 리더십, 추진력 등이 훨씬 더 중요해지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가 누적되어 삼성그룹 임원 인사에서 다수의 `비SKY`가 사장이 됐을 것이다. 삼성그룹 인사는 `변화`된 면모를 입증하는 고무적 사례다. 반면에 `슈퍼스타K 2`는 감동의 인생 역전 가능성을 제시함과 동시에 `누적된 성과`를 중시한 삼성 인사와 대조되는 측면이 있다. 필자는 선진화된 사회의 조건으로 `예측 가능성`의 담보를 든다. 이제 우리 스스로를 더 이상 학연, 지연, 혈연에 얽매인 낡은 사회라고 한탄하지 말고, `슈퍼스타`로의 드라마틱한 발탁만이 유일한 활로라는 생각은 접으면 어떨까. 슈퍼스타의 무분별한 속출은 선진화의 `반증`이며, 위험한 유혹이 될 수도 있다. 오히려 열린 선진사회를 기약하는 차근차근한 성숙한 노력이야말로 그 가치가 발휘되어야 할 것이다. 원문보기 : http://news.mk.co.kr/news_forward.php?no=714711&year=20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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