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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 보고 치는 ‘크로케式 샷’에 벌타… 경기委 “플레이 선 밟았다” / 최우열(스포츠교육학과) 겸임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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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우열의 네버 업-네버 인 - 골프 정면 샷 금지 왜
퍼팅 난조 시달렸던 스니드
프리텔리, 나무에 공 걸리자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딜런 프리텔리는 최근 끝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RBC헤리티지 최종라운드에서 나무 위에 걸린 공을 기가 막히게 잘 쳐내고도 오히려 벌타를 받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프리텔리는 이후 144야드(약 131m) 거리에서 세 번째 샷을 멋지게 그린에 올린 뒤 한 번의 퍼트로 마무리하며 갤러리들의 응원에 답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경기위원회는 그의 플레이가 골프규칙 10.1c(플레이 선을 가로지르거나 밟고 선 채 스트로크를 한 경우)를 위반한 것이라며 2벌타를 부과했고, 스코어는 파가 아니라 더블보기로 수정됐다.
골프 규칙에서 ‘플레이 선’이란 플레이어가 스트로크를 해 볼을 보내고자 하는 방향으로 그은 가상의 선을 의미한다. 플레이어는 고의로 플레이 선이나 그 선의 공 후방으로의 연장선을 가로지르거나 밟고 선 채로 스트로크를 할 수 없다. 즉 정면을 향해 선 채로 공을 놓고 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단, 예외는 있다. 고의가 아닌 우연한 경우거나 다른 플레이어의 플레이 선을 밟지 않기 위해 한 경우는 허용된다. 일반 골퍼로서는 선뜻 이해하기 힘든 이 규칙이 제정된 배경은 통산 82승으로 타이거 우즈와 다승 순위 공동 1위에 올라 있는 전설적인 골퍼인 미국의 샘 스니드(1912∼2002)와 관련된 논란 때문이다.
현역 시절 스니드는 말년에 매우 짧은 퍼트도 놓치는 지독한 퍼팅 입스에 시달렸다. 스니드는 입스에서 벗어나기 위해 온갖 시도를 다 하던 중 크로케 경기에서 영감을 얻어 가랑이를 벌린 채 공을 양발 사이에 놓고 정면을 바라보며 스트로크를 하는 독특한 모양의 퍼팅 자세를 고안했다. 크로케는 15세기경 프랑스에서 시작된 경기로 직사각형의 잔디 구장에서 망치 형태의 도구로 공을 쳐서 6개의 기둥 문을 통과시키는 구기 종목이다. 스니드는 이 괴상한 퍼팅 자세 덕에 비로소 오랜 입스의 질곡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다시 우승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골퍼들의 항의로 미국골프협회에서는 논란 끝에 이러한 크로케 퍼팅 자세를 규칙으로 금지하게 된다.
당시 왜 이 퍼팅 자세가 규칙으로 금지되었는지 자세한 정황은 알 수 없다. 다만 당시 골프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던 또 다른 골프 전설 바비 존스(1902∼1971)가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존스가 자신이 창설한 마스터스에서 스니드가 이상한 자세로 퍼팅하는 것을 목격하고 큰 충격을 받았고, 골프의 정신을 해친다며 골프협회에 금지를 강력히 주장했다는 것이다. 전통주의자였던 존스로서는 위대한 골프 경기가 당시 노인이나 여자들이 놀이로 하는 크로케 따위를 흉내 내는 것이 매우 못마땅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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