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제3회 자유연극제 '극락', 그 현장을 만나다

2월 21일부터 3월 8일까지 국민대학교 공연예술학부 연극영화전공 학생들이 준비한 자유 연극제가 열렸다. 자유 연극제의 이름은 ‘극락’으로 학생들이 무대 연출부터 연기까지 거의 모든 것을 직접 구상하기 때문에 더 그 의미가 깊다. 창작극부터 뮤지컬 까지 다양한 장르를 가리지 않고 펼쳐진 것도 이번 자유 연극제를 더 돋보이게 해 주었다. 연극영화전공 학생들의 수많은 노력이 깃든 자유 연극제 ‘극락’을 찾아가 함께 소통 해 보았다.

 

 

Synopsis : 때는 2월, 호텔 앞에 5명의 소년들이 추위에 떨며 서 있다. 졸업을 앞둔 이들은 친구들과의 마지막 추억을 만들기로 결심해 특별한 계획을 실행하려 한다. 그 계획은 바로, 새벽에 떨어질 유성우를 바라보며 각자의 소원을 비는 것, 하지만, 그 계획은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는다. 어렵사리 호텔에 들어간 소년들은 낯선 여자, 수진과 호텔 매니저를 만나고, 급기야 도난당한 수진의 다이아몬드를 찾아달라는 부탁을 받게 된다. 결국 이들은 별구경이 아닌 수진의 다이아몬드를 찾기 시작하는데…….

‘극락’의 문을 열게 된 첫 번째 참가작은 <칼라일의 아침이 오기 전에> 이었다. 학생들은 모두 명절 연휴를 반납하고 연극 준비에 한창이었다. 특히 이번 작품은 다른 작품들과는 다르게 창작극이라는 점이 눈에 띄었다. 이 작품의 연출을 맡은 이한상(연극영화전공 08)은 이 작품을 “꿈과 희망, 신념 등을 잊은 사람들을 위해 썼다. 오래 전, 비를 내리게 하는 인디언들이 춤을 추면 언제나 비가 왔듯이, 포기하지 말고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들을 끝까지 지켰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주변을 돌아보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어려움을 극복해내길 바라는 마음이다.” 며 작품의 설명을 덧붙였다.

 

 

두 번째 작품은 프랑스 작가 장 튈레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자살가게>이다. <자살가게>는 십 대에 걸쳐 자살용품을 판매하는 가게를 운영해 온 튀바슈 가문의 막내딸 알랑이 태어나게 되고 그 이후 알랑에 의해 변화된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연극이다. 연출을 맡게 된 김만재(연극영화전공 10)는 “자살가게의 인물들은 현대인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다. 그 인물들을 보면서 자신의 모습은 무엇인지 또 어떻게 변화해 가는지를 보면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이다.” 라면서 연극을 볼 때 중점을 두어야 하는 부분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통통 튀는 매력을 가진 알랑의 모습이 자살을 다루는 연극 속에서 유쾌함을 선사해 주었다.

 

 

 

개강 첫 날부터 소극장이 다시 한 번 더 북적였다. 바로 <만선>의 연극이 열리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연극 <만선>은 1964년 국립극장 희곡현상 당선작으로 극작가 천승세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제목인 ‘만선’은 인간이 이루고자 하는 삶의 목표이자 가치를 상징한다. 곰치와 그의 아내 구포 댁을 중심으로 한 인간과 자연의 대결, 부성과 모성의 갈등 속에 인간의 도전과 한계, 희망과 비극을 그려내려는 작가의 의도가 담겨있는 작품이다. 거의 모든 관객들이 알고 있었던 작품이었지만 사실적이었던 배우들의 연기에 따라 관객들도 함께 웃고 울었다.

 


이번 작품에서 ‘구포 댁’ 역할을 맡게 된 김나영(연극영화전공 12)은 “구포 댁은 집안의 안사람으로 바다에서 아들 셋을 잃고 난 후 큰 아들과 딸 그리고 갓난아기를 데리고 사는 인물이다. 더 이상 바다에게 아들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구포 댁의 모성과 바다에 대한 집념을 가지고 사는 곰치의 모습을 중심적으로 보면 더욱 이번 작품을 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라며 자신이 맡은 역에 대한 소개를 덧 붙였다. 또한 “이 작품이 어려운 작품이라 걱정이 많았는데 좋은 선배님들과 함께 하게 되어서 작품을 더욱 즐기게 되었다.” 라며 ‘극락’에 참여하게 된 소감을 말했다.

 

 

자유연극제 ‘극락’의 마지막을 장식한 작품은 뮤지컬 <틱틱 붐> 이다. <틱틱 붐>은 극작가 조나단 라슨(Jonathan Larson)의 유작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1990년, 막 서른 살이 된 라슨에 의해 1인극 뮤지컬로 계획되었다. 라슨이 직접 주인공으로 출연하면서 수차례 워크숍을 가져 완성도를 높였지만, 안타까운 죽음으로 사장되었다. 하지만, 라슨의 친구들에 의해 다시 공연이 계획되었고 1인극이 세 사람의 캐릭터로 나뉘어 주인공의 삶을 더욱 구체적으로 형상화시켰다. 이번 작품에서도 연출 겸 ‘존’ 역할을 맡게 된 배우 김강훈(연극영화전공 10)은 “내가 나를 객관적으로 보지 못한 것이 가장 힘들었다. 무대, 배우, 조명 등 모든 것을 연출로서 봐야 하는데 내가 무대에 있는 순간은 그것을 보지 못한 것이 아쉽다.” 라며 자신의 역할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극락’은 단순한 연극제가 아니라 학생들의 열정이 더욱 돋보이는 연극제였다. 다양한 작품을 새롭게 해석하고 직접 연출, 연기하면서 배우들과 스태프들도 더욱 성장할 수 있었고, 관객들 또한 학생들의 열정을 몸소 느끼며 자기 자신 또한 되돌아 볼 수 있었던 기회가 되었다. 3월 8일을 마지막으로 ‘극락’은 막을 내렸지만, 국민*인들의 도전은 막을 내리지 않을 것이다. 연극영화전공의 축제로 자리 잡은 극락! 이번에 보여주었던 열정에 뒤이어 내년에 펼쳐질 제 4회 ‘극락’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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