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조선일보] 좋아하는 것에 몰입하다 보면 '절호의 찬스' 오죠

제1회 파마톤 G115 장학금〈이하 '파마톤 장학금'〉의 주인공 이재범(24·국민대 신소재공학과 3년)씨의 청소년기는 그야말로 파란만장했다. 하지만 올해 그는 파마톤 장학금 수혜자 선정 과정에서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상위권 대학 출신 경쟁자 9명과 맞붙어 승리, 해외탐방 장학금 800만원을 손에 쥐었다. 상처뿐이었던 청소년기의 그를 떠올리면 반전도 이런 반전이 없다. 고만고만한 이력으로 대입 문턱에서 고민 중인 중고생이라면 누구나 이씨의 사연에 귀가 번쩍 뜨일 터. 맛있는공부는 이재범씨의 성공담을 궁금해하는 남녀 고교생과 이씨의 '즉석 멘토링'을 주선했다. 이날 멘티 역할은 김다래(서울 등촌고 2년)양과 한재현(서울 중동고 2년)군이 맡았다.


Q. 꿈도, 목표도 없는 공부, 지쳐가는데

A. 어차피 결승선 없어… 조바심은 금물

김다래양은 8년간 계속해 온 배드민턴 선수 생활을 올해 그만뒀다. 하지만 뒤늦게 시작한 공부는 좀처럼 따라가기 버거웠다. 가장 힘든 점은 '승리'란 목표가 뚜렷한 스포츠와 달리 공부는 실체가 잡히지 않는다는 것. 그런가 하면 한재현군은 얼마 전 '연습용'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며 한참 애를 먹었다. 딱히 떠오르는 꿈이 없다는 사실이 제일 난감했다. 자고 일어나면 꿈이 바뀌곤 했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이씨는 "좋아하는 게 있다면 지금 당장 꿈이 없어도 괜찮다"며 둘을 격려했다. "저도 대학 입시를 준비하기 직전까지 별다른 꿈이 없었어요. 지금도 '이거다!' 싶은 진로를 정해두지 않았고요. 학창 시절의 전 '수학', 그리고 '엄마의 미소' 딱 두 가지에만 집중했어요.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 몫까지 대신해 절 키우신 엄마를 웃게 해 드리고 싶어 '내신 성적 1등'을 유지하려 노력했고, 수학이 좋아 이과를 택했죠. 그랬더니 이번 해외 탐방처럼 생각지 못한 기회가 주어지더라고요. 요즘은 '무역 전문가'란 새 꿈도 갖게 됐죠." 그는 "공부엔 '출발선'만 있을 뿐 '결승선'이 없다"며 "목표에 대한 고민에 너무 빠져 있지 않고 좋아하는 걸 꾸준히 해나가는 게 '수험생 슬럼프'를 극복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귀띔했다.

Q. "공부하라" 종용하는 엄마 부담스러워

A. 엄마 입장에서 한 번만 더 생각해보길

한군은 취미인 축구 때문에 엄마와 자주 싸운다. 김양 역시 툭하면 '공부는 잘돼 가냐'고 묻는 엄마가 부담스럽다. 이들은 "엄마가 좀 편하게 대해주면 수험생 스트레스도 한결 덜할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고교 시절 한때 가출을 일삼던 이씨는 궁리 끝에 엄마와의 관계를 회복할 '묘안'을 짜냈다. '한 번 말하기 전 세 번 생각하기'가 바로 그것. "어느 순간, 내가 늘 똑같은 이유로 엄마와 싸운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이후 다시 엄마와 부딪쳤을 때 엄마 말을 묵묵히 들어 드렸죠. 대꾸하고 싶은 말이 턱 끝까지 차올랐지만 억지로 삼키면서요. 그랬더니 신기하게도 엄마 역시 한 걸음 물러나시더라고요. 아무리 노력해도 화가 안 풀린다면 일기를 써보세요. 자신의 내면과 나누는 대화는 누구도 상처 입히지 않거든요."

이씨는 '운동광' 한군에게 "운동 자체가 나쁜 건 아니지만 지나치게 한 곳에만 빠지지 않도록 자신을 다잡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제가 수험생 때 가장 힘들었던 건 '게임 끊기'였어요. 정말 그만두기 어려울 땐 친구의 힘을 빌렸죠. 아직도 제 방엔 고교 시절 친구와 쓴 일명 'PC방 계약서'가 있어요. 'PC방에 가면 상대방에게 패밀리 레스토랑 1인분 분량의 음식을 1주일간 사준다' 같은 조항이 적혀 있죠.(웃음) 혼자 힘으로 견디기 어려운 유혹이 있을 땐 비슷한 처지의 친구와 서로 의지하며 면학 분위기를 만드는 게 도움이 됩니다."

☞파마톤 G115 장학금

서울장학재단과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이 제정한 장학금. 글로벌 인재로서의 잠재성을 지녔지만 집안 형편이 어려운 대학생 1명을 선발, 15일간 해외 탐방 기회를 주는 게 주요 내용이다. 대상자는 △학교당 2명 이내씩을 추천받은 후 △인성 면접과 탐방계획 프레젠테이션 등 2개 전형을 거쳐 선정한다. 시행 첫해인 올해는 수도권 주요 7개 대학 10명이 경합했다. 이재범씨는 ‘유기전자공학과 차세대 전자 소자 연구’를 주제로 한 탐방 계획 프레젠테이션으로 우승, 지난달 영국 런던·케임브리지 인근 대학들을 탐방하고 돌아왔다.

원문보기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9/16/2012091600504.html

출처 : 조선일보 기사보도 2012.09.16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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